TASTE OF TWO – 001 – 떡국과 오죠니

Taste Of Two
Seoul & Tokyo

한국과 일본의 경우, 우리는 서로 각국의 요리와 음식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인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상징적인 요리에 지나지 않거나, 외식문화가 만들어준 이미지에 그치고 있진 않을까요. 거창한 요리에서 벗어나 실제 각국의 식탁 앞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같은 재료, 같은 상황, 같은 감정을 가지고 얼마나 다르게 요리하고 있을까요. 2012년 연재되어 최종적으로 작은 서적으로 발간될 Taste Of Two는 한국과 일본 요리의 다른 방식, 정서, 습관, 전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1편
떡국과 오죠니

권승곤(푸드 디자이너)
나카야마 하루나(푸드 디자이너)

기획, 진행, 사진
권승곤, 나카야마 하루나, 윤란향, 유어마인드

에디터
윤란향, 이로

: 첫 주제로 새해를 맞이해 설과 관련한 음식과 문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일본의 새해는 어떤가요?
나카야마 : 일본에서는 12월 31일 가족과 함께 소바를 먹고 1월 1일 새해가 되면 신사에 다녀온 후 오세치와 함께 오죠니를 먹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소바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로 먹습니다. 오세치 역시 소바처럼 의미가 있는 요리인데요. 오세치 안에 담겨 있는 음식 하나하나에 의미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면 삶은 콩은 잘 살 수 있도록, 연근에 있는 구멍은 앞을 간파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가 있답니다. 이렇듯 일본은 음식에 특히 새해 음식에는 의미가 부여되어 있는데 한국의 새해 음식도 이런 형태의 의미가 있나요?

: 한국은 일본처럼 음식별로 세세한 의미가 있지는 않습니다만, 새해 떡국에 사용되는 재료인 가래떡은 긴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무병장수 즉, 일본의 소바와 같은 의미가 부여되어 있습니다. 아무래도 새해이니 무사한 일 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마음이 반영되어 있죠. 그리고 한국은 설과 추석이라는 큰 명절이 2번 있는데요. 명절에는 제사를 지내고 가족끼리 모여 제사 후 음식을 함께 먹습니다. 제사에 올린 음식을 나눠 먹는 것을 음복이라고 하는데 이는 조상님의 보살핌으로 자손들이 잘 살게 해달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본인의 직계가족만이 아닌 아버지를 중심으로 친척들이 모두 모여서 명절을 지내고 있는데 일본은 어떤가요?
나카야마 : 한국처럼 모든 가족이 모이는 분위기는 아니고요. 할머니, 할아버지 즉 3대까지 모이는 정도의 작은 규모입니다. 결혼을 했을 경우 친가로 가야할지, 처가로 가야할지 하는 고민은 있어요. 12월 마지막 주 한주를 대부분 쉬기 때문에 연말에서 연초까지 가족과 지내는 편입니다.

: 일본은 1월 1일이 새해지만 한국은 음력을 기준으로 설을 지냅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는 구정문화가 남아 있는데 일본은 음력 설을 지내지 않는다는 게 조금 독특하게 느껴지는데요. 일본은 예전부터 음력 설 문화가 없었나요?
나카야마 : 아니에요. 일본 역시 구정이 남아있습니다. 메이지시대에 음력이 아닌 양력기준으로 변경한 이후 달력에도 표시되지 않고 공식적으로는 음력 설을 지내지 않게 되었는데요. 음력 기준의 달력은 농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농사를 짓는 일본의 시골에서는 아직도 음력 설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고 실제적으로 음력 설을 지내기도 한답니다.


: 아. 그렇군요. 일본에도 음력 설이 남아있다니 흥미롭습니다. 제가 일본에서 경험한 설의 느낌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각양각색의 카가미모찌, 그리고 후쿠부쿠로, 새해가 시작되기 전 연말에 진행되는 NHK의 홍백가합전이라는 프로그램이에요. 그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는데 화려한 무대일 거라 생각과는 달리 의외로 조용한 분위기였어요.
나카야마 : 홍백가합전은 가족 모두가 보는 프로그램이라서 전 연령층이 보기 편하게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렇죠. 엔카 가수부터 아이돌까지 출연진도 다양하구요. 올해에는 한국의 아이돌 가수도 꽤 많이 출연했답니다.

: 그 프로그램의 이름 홍백, 즉 빨간색과 흰색은 새해를 의미하는 색인가요?
나카야마 : 아니 꼭 그렇진 않아요. 빨간색과 흰색은 기쁜 날, 행운의 날 그런 의미가 있습니다. 결혼식에도 흰색과 빨간색을 사용해요. 장례식에는 흰색과 검은색을 사용하고 특정한 날마다 지정된 색이 있어요. 홍백은 아무래도 새해이기 때문에 행운을 의미하는 대표적인 색을 이름으로 사용한 것 같습니다.

: 홍백가합전이 끝나고 1월 1일이 되면 생각나는 건 카가미모치인데요. 한 번 사서 먹어볼까 했는데 쉽지가 않았어요. 마트에서 사온 카가미모치는 굉장히 딱딱했고- 구워먹어야 한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요리를 해보았는데요. 그 딱딱하던 떡이 아무리 씹어도 끊어지지 않고 쭉쭉 늘어나는 바람에 어떻게 먹어야 좋을까 했어요. 일본에서 처음 접해 보는 식감이었달까요?
나카야마 : 한국엔 그런 식감의 떡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맞나요? 일본에서는 떡의 종류가 많지 않아요. 모양별로 네모난 형태, 둥근 형태 이 정도로 구분하는 정도이구요. 카가미모치에 사용된 떡은 오늘 소개한 오죠니의 떡과 같은 종류인데 남쪽, 교토나 오사카 쪽은 떡의 모양이 둥근 형태이구요. 도쿄는 네모난 떡의 모양을 가지고 있어요. 떡의 모양만큼 오죠니의 형태도 많이 다른데요. 도쿄는 네모난 형태의 떡에 맑은 다시국물을 내는 반면, 교토는 둥근 떡에 된장으로 국물을 내어서 만들어요. 오죠니는 새해에 가족과 모여서 먹는 가정요리인데, 다양한 종류가 있기 때문에 오늘은 어떤 지방풍의 오죠니를 할까? 상의하기도 한답니다.

: 한국은 떡 종류가 다양한 편이지만 일본과 같은 형태의 식감은 접하기 어려워요. 그나저나 일본은 떡 종류가 별로 없다니 의외인데요. 바로 생각나는 것으로 당고도 있는데.
나카야마 : 일본은 떡과 당고를 구별해서 생각해요. 떡은 앞서 말했던 오죠니와 카가미모치에 사용되는 심플한 형태이고, 당고는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디저트처럼 먹는 개념이에요.

: 한국에서는 일본에서의 당고와 같은 종류도 떡의 종류에 포함하기 때문에 굉장히 다양한 형태의 떡이 있어요. 떡의 종류는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설명하기가 어려운데요. 일단 쌀을 불려 가루로 만든 다음 찜통에 쪄서 만듭니다. 찐 상태에서 먹으면 시루떡이라고 하고 종류로는 눈처럼 하얀 백설기와 붉은 색의 팥시루떡이 있구요. 찐 떡을 치대서 길쭉하게 만들면 이것이 가래떡입니다. 다시 떡살로 눌러 만들면 다양한 모양의 절편이 됩니다. 찹쌀도 비슷한 방법으로 떡을 만드는데 씹는 맛이 일본의 떡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붉은색의 시루떡은 잡귀를 쫒아낸다는 속설이 있어 이사나 개업식을 할 때 꼭 등장하는 떡이에요. 손으로 만두 같은 모양을 빚어 만드는데 예쁘게 빚으면 예쁜 딸을 낳는다는 송편은 추석, 찹쌀로 막 쪄낸 떡에 고물을 묻혀 먹으면 정말 맛있는 인절미, 속에 팥소가 들어간 찹쌀떡은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좋습니다. 떡은 떡국 이외에는 음식용으로는 주로 토핑용으로 사용합니다. 주로 떡, 하면 갖는 이미지가 디저트 형태입니다. 아! 그리고 떡국은 주로 가래떡을 사용하지만 조랭이 떡이라는 재미있는 모양의 떡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나카야마 : 생각해보니 일본도 오죠니 외에 떡으로 요리를 하는 것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한국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 한국에서는 새해에 떡국을 먹을 때 어린이들에게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어른들이 알려주는데, 오죠니도 비슷한 속설이 있나요?

나카야마 : 아뇨. 비슷한 형태로는 절분 때 나이만큼 콩을 먹는 문화가 있어요.
: 새해 음식 중 오세치라는 요리가 있던데, 오죠니와 함께 먹는 음식인가요?

나카야마 : 네. 맞아요. 오세치 요리는 여러 재료로 만든 일종의 저장음식이에요. 새해가 시작되면 약 3일 정도는 어머니가 밥을 짓지 않고 쉴 수 있는 날로 생각해 오세치, 즉 오래두고 먹을 수 있는 저장음식을 만들어 비교적 간편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오죠니와 함께 먹습니다. 옛날에는 밥을 하려면 여러 수고가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새해에는 공식적으로 조금 쉬어가게, 그래서 밥을 짓지 않아도 되는 요리를 만들어 먹었어요.
: 한국은 새해가 되면 여러 음식을 많이 만들어 나눠 먹는 문화라서 ‘명절증후군’이라는 말도 생길 정도인데, 새해에는 공식적으로 음식을 하지 않고 쉬어간다는 일본 문화는 한국과 많이 다른 느낌이네요. 한국은 명절이나 기쁜 날 떡을 먹습니다. 떡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편, 새로 이사 온 사람은 이웃에게 떡을 선물하며 인사를 합니다. 일본에서의 떡은 어떤 느낌인가요?

나카야마 :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쁜 날 떡을 먹는 것 같아요. 일본에서 집을 지으면 아래로 떡을 떨어뜨리는 일종의 작은 축제가 진행되는데요. 모여 있는 사람들이 모두 흥분하며 떨어지는 떡을 잡으려고 합니다. 가끔 부상도 입게 될 정도로 열기가 대단해요. 떡 외에도 과자나 동전을 떨어뜨리기도 하는데요. 모두 굉장히 즐거운 분위기로 그 시간을 즐깁니다.

: 오늘은 요리의 이야기보다 새해 이야기가 많았던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나캬아마상이 보내주신 사진을 보니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오죠니의 양이 굉장히 작아 보이는데 많이 먹는 요리는 아닌가 봐요?
나카야마 : 그건 아니고요. 다 먹으면 또 달라고 해서 먹습니다. 아니면 처음부터 나는 떡을 많이 주세요, 라고 부탁하면 그렇게 담아주시죠.

: 그렇군요! 위에 얹어진 유자는 꼭 들어가야 하는 재료인가요?
나카야마 : 겨울은 유자가 맛있는 계절이라 사용한 재료이구요. 꼭 들어가는 재료는 아니에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오죠니는 다양한 형태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한국의 떡국은 종류가 한 가지인가요?

: 대체적으로 비슷합니다. 위에 올라가는 고명이 조금씩 달라지는 정도입니다. 옛날에는 꿩을 이용해 육수를 만들었지만, 최근에는 쇠고기를 이용해 육수를 만들고, 육수로 사용한 쇠고기를 양념해 고명을 얹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김이나 김가루를 뿌려서 마무리합니다. 아울러, 떡국과 함께 먹는 반찬은 대체적으로 담백한 편이랍니다.

나카야마 : 다음에 하게 될 내용은 시금치네요. 한국의 시금치나물을 개인적으로 좋아해서 기대하고 있어요.
: 네. 저도 일본에 있을 때 일본식 시금치나물을 보고 꽤 인상적이었는데 기대하고 있습니다.


떡국
4인분 기준 재료

가래떡 400g
계란 2개
육수재료 : 소고기 양지 200g
다시마 사방 5cm 서너조각
대파 1대
양파 1/2개
물 1.5리터
고명재 : 소고기 양지 100g
달걀 2개(황백지단)

소고기양념 : 간장 1큰술
다진마늘 1작은술
다진 파 1작은술
설탕 1작은술
소금 간장 조금씩

1) 떡과 소고기는 각각 찬물에 30분 정도 담가두고 계란은 노른자와 흰자를 나눠 각각 지단을 만들어둔다.
2) 냄비에 소고기와 나머지 재료들을 넣고 끓어오르기 직전에 약한 불로 30분 정도 끓여준다.
3) 자루로 깨끗한 육수를 받아내고 소고기는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양념에 버무려둔다.
4) 냄비에 육수를 부어넣고 끓어오르면 떡을 넣고 물 위로 떡이 떠오르면 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조절한다.
5) 그릇에 4번의 떡국을 담고 소고기 지단 김을 차례로 올려 담는다.

 
도쿄식 오죠니
2인분 기준 재료

닭가슴살 50g
떡 4개
무 20g
당근 20g
고구마(작은것) 2개
코마츠나(시금치로 대체) 50g
다시국물 1/2컵
청주 2큰술
간장 2큰술
소금 조금
유자 조금

1) 닭가슴살은 한 입 크기로 빗겨자르고 소금(재료외)을 뿌려둔다. 떡은 구운 색이 나도록 구워둔다.
2) 고구마는 껍질을 벗기고 데쳐두고, 코마츠나도 데쳐서 5cm 길이로 잘라둔다.
3) 무와 당근은 껍질을 벗겨서 0.5cm 두께의 반달 모양으로 자르고 다시국물 청주를 냄비에 넣고 끓어오르면 무, 당근을 추가해서 가열한다.
4) 무와 당근이 부드러워지면 약한 불로 줄여서 닭고기를 추가한다. 고기가 단단해지므로 물이 끓어오르지 않도록 지저분한 거품은 떠내고 간장, 소금으로 맛을 조절한다.
5) 그릇에 떡, 고구마, 코마츠나, 무, 당근을 담고, 맑은 국물을 부어넣는다. 유자의 껍질로 향을 더하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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