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이러고 계세요? -002- 아메노히 커피점

 

 


대체 왜 이러고 계세요?
002
아메노히 커피점

유어마인드 책방 블로그에 연재되는 <대체 왜 이러고 계세요?> 시리즈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가게들에 대한 인터뷰 모음입니다. 규모와 관계 없이 자신만의 철학과 방식으로 운영해나가는 공간의 주체를 만나 인터뷰하고, 이를 사진과 함께 수록합니다. 단순히 인터뷰이-인터뷰어의 관계 뿐 아니라 각자 다른 샵의 운영자로서 나눌 수 있는 회의, 희망, 관점 역시 이야기합니다. 유어마인드 블로그를 통해 비정기적으로 포스팅됩니다. 시리즈 두 번째 인터뷰는 아메노히 커피점입니다.


인터뷰이 시미즈 히로유키(아메노히 커피점 대표)
인터뷰어 & 포토그래퍼 이로(유어마인드)


이로 : 타국인이 한국, 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할 때 느끼는 불편함이 어떤 걸까요.
시미즈 : 외국인이기 때문에 힘든 게 분명 있죠. 카페를 열기 위해서는 사업자 비자가 필요한데, 이 비자를 위해서는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하고, 사업자등록증을 받기 위해서는 다른 서류가 필요하고, (그런데) 문제는 그 서류를 받기 위해서는 다시 비자가 필요하다는 거예요. 뭔가 계속 돌고 도는. 그런 건 좀 힘들었어요.


이로 : 일본인이 일본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것보다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데요.
시미즈 : 오히려 쉬운 부분도 있어요. 일본에서는 부동산을 빌릴 때 “보증인”도 있어야 해요. 제가 만약 후에 월세를 내지 못했을 때, 그걸 대신 내줄 사람과 함께 계약을 해야 하는데, 보증인 제도는 참 애매하죠. (한국에서는) 그런 절차가 쉬웠어요. 여기를 계약할 때는 심지어 저는 여권만 있는 상태였는데도 바로 계약할 수 있게 해주시고.


이로 : 타국에서 일하다보면 외롭진 않나요.
시미즈 : 원래 외로움을 덜 느껴요.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는 편이고.


이로 : 수많은 국가 중에 왜 한국이었을까요.
시미즈 : 아시아 여행을 좋아했어요. 한국, 중국, 인도, 등 여행 다녔죠. 여행 중에 한국 사람들을 많이 만났는데, 이야기해보니 생각보다 우리와 너무 가까운 사람들이구나- 느꼈어요. 중국 사람이나 인도 사람은 참 다른 나라 사람이구나 싶은데, 한국 사람들은 계속 가깝게 느껴졌어요. 점점 알게 되니까 한글이 디자인도 예쁘고, 한국어를 듣고 있으면 좋아서, 여행 후에 책을 읽으면서 혼자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했죠.

 

 


이로 : 지금 이곳은 보자마자 여기로 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나요.
시미즈 : 고민을 좀 많이 했어요. 예상보다 월세도 비쌌고. 알고 보니 제가 월세 계획을 워낙 작게 잡아서 그랬던 거였지만.


이로 : 가게의 위치나 규모는 어떠셨어요.
시미즈 : 지금 위치 너무 좋아요. 대로변이기도 하고, 풍경도 좋고, 작은 언덕도 있고, 다리도 있는데 그 옆에 조금 숨겨져 있기도 하고. 저는 홍대 정문보다 이쪽을 더 좋아해요. 클럽 빵, 공중캠프, 바다비도 있고, 수카라도 있고, 이쪽에 좋아하는 가게들이 많아요.


이로 : 서울의 많은 지역 중에 홍대 앞으로 오신 이유라면.
시미즈 : 고민했던 것은, 여기 카페가 이렇게 많은데 내가 와도 되나, 라는 것이었고요. 어렵지 않을까 생각도 하고. 그런데 저는 홍대 말고는 가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데, 처음부터 (이곳에서) 공연도 하고, 앨범도 판매하고, 문화를 나누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러려면 홍대 앞뿐이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로 : 스스로 생각하는 아메노히의 이상적인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세요.
시미즈 : “커피가 맛있는 곳인데, 가봤더니 어떤 관계들이 생기고, 공연도 있고, 재미있는 것도 많은. 커피가 매개체가 되어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곳.”


이로 : (한국과 일본 사이에) 서로 문화가 달라서 오해하는 일도 있을 것 같아요.
시미즈 : 보통 “일본식 카페”라고 하면 사람들이 떠올리는 모습이 있잖아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아기자기한 장면이나, 그렇게 떠올리는 “일본풍”이 일본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그런데 흔히 생각하는 일본풍을 기대하고 오시면, 여긴 아무것도 없네-라고 느끼는 분들도 종종 있었죠.


이로 : 제가 느끼기에도 아메노히가 “보편적인 일본풍”은 아닌 것 같아요.
시미즈 : 그렇죠. 여기는 일본풍 카페가 아니라 그냥 일본 사람이 하는 카페죠.



이로 : 운영자의 입장에서 꼭, 지금 당장이라도 공간에서 바꾸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시미즈 : 많아요. 테이블이 조금 컸으면. 수납공간이 좀 모자란 것 같고. 천장에서 내려오는 수납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이로 : 굳이 조율할 순 없겠지만, 공간이 어떤 손님들로 채워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나요.
시미즈 : 저는 혼자 오는 손님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처음부터 “혼자 오는 손님이 많이 오는 카페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기도 했고요. 조용히 책을 읽고 싶을 때, 가고 싶은 곳. 혼자 시간을 즐기는 손님을 볼 때 기분이 좋아요.

 

 


이로 : 인테리어, 아이덴티티의 확립 등에 있어서 중요시하는 것이 있다면요.
시미즈 : 심플할 것. 심플하면 사물들이 잘 보이잖아요. 컵이나 숫가락, 의자, 전시하면 전시물. 공간이 심플하면 음악도 잘 들리고요. 주변의 방해 없이 물건의 본질을 볼 수 있어요.


이로 : 제가 이게 아메노히의 운영 원칙이구나- 느껴서 좋았던 부분은, 손님이 많아져서 주문이 조금 밀려도, 언제나 같은 속도로 (음료를) 만드시더라고요.
시미즈 : 빠르게 못해서 그래요. 그렇게 많이 밀리는 일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고. 규모가 이 정도다 보니 저 혼자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요. 사실 주문이 밀리면 드립 커피 두세 잔을 동시에 할 수도 있어요. 그러면 확실히 맛이 덜하죠. 손님들이 기다리시는 건 죄송하지만, 그렇다고 맛없게 할 수는 없어요. 다행히 대부분의 손님들이 잘 이해해주시고요.


이로 : 작은 규모에 대한 이유랄까, 고집도 있는 거죠.
시미즈 : 큰 가게는 다른 곳에 많잖아요. 주인과 손님의 관계는 가게가 작을수록 좋아요. 규모가 커지면 스탭도 많아지고. 그러면 손님들이 가게의 “속”을 못 보게 되죠. 저는 그것보다 인간적인 관계가 생기는 가게가 좋아요.


이로 : 나중에라도 공간을 늘리거나 하진 않겠네요.
시미즈 : 2호점을 만들 생각은 없고요. 공간은 공연을 하려면 지금의 딱 1.5배 정도면 좋겠네요. 아닌가. 커지면 더 커지길 원하려나. 그런데 월세를 생각하면 역시 이 정도가 되겠죠.


이로 : 내년에 결혼하시잖아요. 축하드립니다. 그 후의 아메노히는 어떻게 될까요.
시미즈 : 더 좋아질 거예요. 이제 둘 다 서울에 있을 거니까. 영업시간도 조금 늘릴까 고민이고요. 메뉴가 조금 더 늘어날 거고.


이로 : 마지막으로 처음 질문을 뒤집어볼게요. 거꾸로, 한국에 있어서 좋은 점은 어떤 것인가요.
시미즈 : 아, 많아요. 일본에서는 익숙한 것인데 한국에서는 낯설게 받아들여주시는 것도 좋고. 일본 사람은 계속 고민만 하다 결국 하지 않는 게 대부분인데, 한국 사람들은 실행까지 하는 게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힘이 있어요. 특히 젊은 사람들이. 늘 새로운 걸 하려고 하고, 도전하는 사람들이구나-라는 느낌을 받아요.

 

 

SHOP INFO

아메노히 커피점
2010년 11월, 산울림소극장 근처에 오픈한 커피전문점. 일본 커피 장인이 로스팅한 커피콩을 사용하는 핸드드립커피를 제공하며 공연, 전시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184-12 101호
월-금 16:00~23:30
토-일 14:00~23:30
(화요일 휴무)

전화번호 070-4202-5347

web page http://amenohinews.blog.fc2.com
twitter http://twitter.com/amenohicoff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