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 왜 이러고 계세요?
001
[msk]shop
<대체 왜 이러고 계세요?> 시리즈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공간들에 대한 인터뷰 모음입니다. 자신만의 관점과 방식으로 운영해나가는 주체를 만나 인터뷰하고, 사진과 함께 수록합니다. 단순히 인터뷰이-인터뷰어의 관계 뿐 아니라 각자 다른 샵의 운영자로서 나눌 수 있는 회의, 가능성, 철학 역시 이야기합니다. 유어마인드 블로그를 통해 비정기적으로 연재합니다. 시리즈 첫 번째 인터뷰는 신사동의 편집매장 [msk]shop입니다.
인터뷰이 민수기([msk]shop 대표)
인터뷰어 & 포토그래퍼 이로(유어마인드)
이로 : 현재 [msk]shop의 공간을 어떻게 택하게 되었나요.
민수기 : 1층을 처음부터 전혀 고려하지 않았어요. 자본금이 적었기 때문에. 자본이 없어도 저희가 좋은 브랜드를 판매한다면 사람들이 찾아올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죠. 처음 이 건물을 소개받고 들어갈 때, 좀 의아했어요. 겉으로 보았을 때부터 영 아니다- 싶은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다행히 좁은 엘리베이터부터 제 마음에 들었고. 5층에 내려서 한 층을 계단으로 올라가잖아요. 한 층을 걸어서 올라간다는 것은 샵에게 독립적인 느낌을 주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죠. 더군다나 공간에 복층이 있다는 사실이 더 좋았고.
이로 : 저는 본래 그 공간이 ([msk]shop이 되기 전에는) 1층 부띠끄 샵의 창고용도였다는 사실이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부띠끄 샵은 그 공간을 외부로 노출할 만한 공간이라고 인식하지 못한 거니까. 그 공간을 전혀 다른 식으로 풀어서 사람들에게 공개할 만한 곳으로 구성한 거죠. [msk]shop이 되기 직전 창고였을 때 모습은 어땠나요. 단순히 아무것도 없는 백색의 사각 창고였던 거죠?
민수기 : 하얀 벽조차 아니었어요. 하얀 면이라곤 전혀 없이. 이 건물이 지어진 후에 단 한 번도 청소되지 않은 느낌이었죠. 여기저기 깨진 유리창, 쓰레기, 잡동사니, 정말 암울한 공간이었어요.
이로 :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길 택한 거죠.
민수기 : 네. 그런데도 너무 좋았어요. 오히려 그래서 이 공간 자체를 내가 감당할 만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이 정도 공간이라면 제 힘으로 여기를 바꿔볼 수 있겠다 싶었고.


이로 : 온라인 스토어도 (처음부터) 함께 시작하신 건 아니고.
민수기 : 처음에는 온라인 스토어를 낼 생각이 없었어요. 1년을 온라인 없이 오프라인 샵만으로 버텼죠. 버텼다가, (매출에 있어서) 큰일날 뻔했죠. 그제서야 아, 온라인도 있어야 하는구나- 깨닫고 부랴부랴 조금씩 준비해서 1주년에 맞춰 온라인도 오픈했어요. 오픈하기 전, 그 1년 동안 정말 힘들었어요. 입점한 브랜드도 많지 않았고, 샵 자체가 알려진 것도 아니었으니까.
이로 : 일반적인 노선의 정반대네요. 저희처럼 소자본으로 시작하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온라인으로 시작한 뒤 그곳을 통해 어떻게든 비용을 마련해서 오프라인을 오픈해야지-라는 목표와는 정반대로 행동했던 거군요.
민수기 : [msk]shop이 온/오프를 동시에 했다면, 온라인이 중심이 되면서 “오프라인도” 있는 샵이 될 확률이 높았겠죠. 하지만 오프라인을 먼저 고수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온라인을 2차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저는 그게 좋아요. 오프라인이 우선이고, 오프라인에 가기 어려울 때 온라인 스토어를 찾는 거죠. 물론 그 때문에 처음 1년은 힘들었지만, 그런 오프라인 샵만이 주는 느낌이 더 좋아요.
이로 : 오프라인의 이미지를 고수하고 싶었던 이유라면요.
민수기 : 저는 “실체”를 중요시 여기는데, 아무래도 온라인의 이미지는 실체보다 모니터로 보는 허상에 가까운 것일 수 있죠. 그래서 저는 오프라인이라는 실체가 먼저 있고, 온라인이 그것을 서포트하는 구조가 좋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서 샵의 실체를 세우는 건 어렵다고 봐요. 온라인을 통해서 잘 하는 팀들도 물론 많지만, 적어도 저희가 하는 일에는 오프라인을 우선하고 싶었어요.


이로 : 판매하는 브랜드를 어떻게 결정하나요. 제가 늘 궁금했던 것 하나는, 브랜드를 보고 이 브랜드를 유통하겠다고 결정을 내릴 때, 어떻게든 결정자의 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관심이 확신으로 되어 결정되기까지 모든 샵이 조금씩 다른 과정을 거치더라고요. 주로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민수기 : 초기에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막” 결정했어요. 그러다보니 매장이 관리가 안 되고, 운영이 어려워지더라고요. 농담식으로 말하면 제가 일을 많이 벌여놓고, 직원들이 수습했죠. [msk]shop이 지금 3년째인데, 저는 5년이 기준이라고 봐요. 5년이 될 때까지는 이것저것 최대한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볼 때라고 생각해요.
이로 : 실제로, 바잉 내지는 섭외의 “감”이 고객들과 잘 맞는 편인가요? 결정하는 기준이나 판단이 실제 구매로까지 잘 이어지는 편인지.
민수기 : 다행히 대부분 잘 맞아요. 3년째 되면서, 지금까지 저희가 들여온 브랜드나, 강조했던 스타일들에 만족했던 손님들은, 현재 저희가 들여오는 의상에도 어느 정도의 믿음을 전제로 두시는 것 같아요. 서로 믿는 거죠. 구매하는 쪽 판매하는 쪽 서로의 선택을 믿는 거죠.
이로 : 브랜드를 섭외할 때, 어느 정도의 희소성을 염두에 두시는 편이죠? 이미 국내에 대량으로 들어와 있지 않은 브랜드들.
민수기 : 네. 그렇죠. 최대한 유통망이 적은 브랜드를 선호해요. 좋은 브랜드를 접했을 때, 한국에 어떤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편이에요. 이미 어느정도 전세계적으로 인지도가 있지만, 한국내에 큰 유통망을 가지지 못한 브랜드들. 아워 레가시(Our Legacy)도 그런 경우였어요. 처음 [msk]shop을 오픈할 때부터 염두에 둔 브랜드이기도 했고. 그렇다보니 다행히 지금은 “아워 레가시는 [msk]shop”이라고 받아들여주시는 것 같아요.
이로 : 국내 브랜드의 경우에는 조금 다를 것 같은데요.
민수기 : 국내 브랜드의 경우는 브랜드 자체의 희소성보다 진행에 있어서 다르게 하려고 노력해요. 여러 라인이 여러 샵에서 판매되지만, 콜렉션 아이템만큼은 저희가 유통한다든가. 어쩌면 콜렉션 라인이 디자이너가 가장 열심히 준비하는 디자인일 텐데, 고객과 만나는 지점이 적다는 것이 늘 속상했거든요. 프리오더 행사 역시 그런 의미에서 시작했어요. 물론 서로에게 큰 도움이나 마진은 남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의류에 있어 가장 좋은 마케팅은 실제로 사람들이 그 옷을 입고 거리를 걸어다니는 것이니까요. 그런 점에는 재밌는 행사였죠. 의미도 있고.


이로 : 편집매장끼리의 경쟁구도나, 서로 느끼는 부러움은 내지는 질투도 있을까요?
민수기 : 물론 있죠. 엄밀하게 경쟁구도라고 보긴 어렵고요. 서로 알고, 서로 신경쓰는 정도죠. 하지만 이제 정보가 너무나 오픈되어 있잖아요. 온라인 매체들을 비롯해서. 그래서 저는 이제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고 봐요. 물론 브랜드가 모든 기본에 있어야겠지만, 다른 샵과 차별화되는 부분은 그 (브랜드 라인업) 이상의 것이어야 해요. 예를 들어 특별한 프리-오더라든지, 국내 브랜드와 함께 진행하는 콜렉션 세일이라든지, 브랜드의 프리젠테이션 등등.
이로 : 자체적인 브랜드를 런칭하고 싶을 것 같기도 해요.
민수기 : -싶은 정도가 아니죠. 당장은 무리인데, 나중에는 꼭 하고 싶어요. 처음에는 그런 욕심이 없었는데. 옷을 유통하면 할수록, 옷 자체에 욕심이 나더라고요. 언젠가 꼭 할 겁니다.
이로 : 1층에서 접근성 좋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이렇게 5-6층에서 가게를 하는 사람들을 보면, 아니 저 사람들은 왜 저렇게 일부러 스트레스 받으며 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면에 스스로 내부적인 갈등도 있나요.
민수기 : 손님들도 그렇고, 거래처도 그렇고, 1층에 대한 필요성과 요청이 분명히 있죠. 점점 규모도 그렇고. 저희도 조금씩 그래야겠구나- 느끼고. 하지만 1층에 매장을 내기 위해서는, [msk]shop이 6층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해보고 내려가고 싶어요. 6층에서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고, 인지도를 쌓고, 그 후에 1층에 자리를 잡으면 그때 비로소 마음이 놓일 것 같아요. 아직 6층에서 해야할 일이 너무 많아요. 자그마한 일부터. 샵 운영부터, 심지어 바코드 시스템도 얼마전에 시작했어요. 온라인 스토어도 손 볼 필요가 있고요. 6층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완벽하게 되면, 그때 (다른 공간을) 알아보려고요.


이로 : 샵 인테리어, 아이덴티티의 확립, 브랜드의 세팅 등에 있어서 중요시하는 것이 있다면요.
민수기 : 색을 최대한 덜 쓸 것. 백색을 기본으로 할 것. 서체를 신경쓸 것.
이로 : 지금 보기에 내부적으로 보완하고 싶다는 부분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손님들은 아무도 모르는데 정작 운영자 자신이 보기에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그런 부분.
민수기 : 샵 왼편에 하얀색 선반이 있어요. 저는 그걸 지금 당장 버리고 싶어요. 나무로 된 선반이 가지고 싶어요. 저의 숙원 중 하나입니다. 뭐, 바꾸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에요.

이로 : 손님들의 차림도 유심히 보세요?
민수기 : 네, 보죠. 그런데 차림에 따라서 행동을 바꾸진 않는 편이고. 취향을 파악하려고 하는 거죠. 이 옷을 입었다면, 이 브랜드를 좋아하시겠구나- 같은 예상을 미리 옷으로 하는 거죠. 종종 오는 분들 신발이나 자켓이 너무 예쁠 때, 저는 물어봐요. 바이어지만 그래도 물어볼 수 있다고 생각해요. 궁금할 때 물어보는 게 저의 솔직한 표현이니까.
이로 : 사실 그런 태도가 편집매장에서 흔하진 않죠. 억지로라도 샵의 주체들이 고객보다 더 많이 알고 있다는 느낌을 풍겨야 하고, 약간이라도 취향에 있어 우위에 있으면서 브랜드를 소개하기보다 가르치려는 태도를 볼 때도 있죠.
민수기 : 맞아요. 고자세를 취하고. 보통 그런 태도가 매출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죠.
이로 : 사실 지금처럼 정보가 다방면에서 들어오는 때에 좀 어울리지 않는 태도라고 보기도 해요. 고객이 샵의 운영자보다 여러 정보들에 더 예민할 수도 있고, 더 많은 것을 알 수도 있는 거죠.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유행을 받아들이거나 해석하는 방향이 사람마다 다를 수도 있는데.
민수기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오히려 손님들이 저에게 이 브랜드를 바잉해보라며 소개를 해줄 때도 있죠. 그게 아주 당연한 때에요. 새로운 브랜드를 찾고, 새로운 문화를 소개하는 게 저희 몫이지만, 오직 그것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봐요. “우리가 완벽하게 새로운 걸 소비자에게 제시한다”는 시대는 점점 끝나갈 겁니다. 그 외의 것을 보여줄 때, 그 외의 것을 더 찾아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이렇게 작지만, 그렇게 작음에도 불구하고 더 큰 매장들과 비교했을 때 가진 우리만의 메리트는 뭘까. 그 메리트를 발전시켰을 때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가 추구하는 것”을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그걸 끊임없이 고민하죠.
이로 : [msk]shop이 점차 어떤 샵으로 기억되기를 바라는지.
민수기 : 저는 [msk]shop이 한국 편집매장의 좋은 사례로 인식되길 원해요. 결국에는 편집매장에 있어서 상징적인 샵으로 남고 싶어요. 국내브랜드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서포트하고, 해외 브랜드를 최대한 치밀하게 소개하는 곳이 되고 싶어요.

SHOP INFO
[msk]shop
므스크샵은 2008년 서울 신사동에 오픈한 남성복 편집매장으로, 주옥같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를 발굴하여 소개해왔습니다. 디자이너와 긴밀한 협력 관계로 로컬 디자이너들을 서포트하며, 므스크샵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단독 레이블을 진행하면서 한국 편집매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69-31 우정빌딩 6층
오전 11시 – 오후 8시 (일요일 휴무)
전화번호
070.8233.3107
online store http://www.mskshop.net/
twitter http://twitter.com/msksho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