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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ste Of Two
Seoul & Tokyo
한국과 일본의 경우, 우리는 서로 각국의 요리와 음식문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인식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상징적인 요리에 지나지 않거나, 외식문화가 만들어준 이미지에 그치고 있진 않을까요. 거창한 요리에서 벗어나 실제 각국의 식탁 앞으로 돌아왔을 때, 우리는 같은 재료, 같은 상황, 같은 감정을 가지고 얼마나 다르게 요리하고 있을까요. 2012년 연재되어 최종적으로 작은 서적으로 발간될 Taste Of Two는 한국과 일본 요리의 다른 방식, 정서, 습관, 전통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4편
비빔밥과 찌라시즈시
권승곤(푸드 디자이너)
나카야마 하루나(푸드 디자이너)
기획, 진행, 사진
권승곤, 나카야마 하루나, 윤란향, 유어마인드
에디터
윤란향, 이로
권 : 드디어 3월. 봄이군요. 한국은 아직 꽃샘추위가 있어서 완연한 봄을 느끼기는 어렵지만, 다음 주 정도가 되면 봄을 느끼기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일본은 어떤가요?
나카야마 : 일본도 아직은 조금 추운 편이지만 곧 하나미(おはなみ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요. 날씨가 점점 따뜻해지고 있습니다.
권 : 나카야마상의 음식 사진을 보니 봄이 느껴지는데요. 찌라시즈시(ちらしずし)는 히나마츠리(ひなまつり 여자 어린이들의 무병장수와 행복을 빌기 위한 일본의 전통축제로 3월 3일에 치러짐)에만 만들어 먹는 음식인가요?
나카야마 : 꼭 히나마츠리에만 먹는 음식은 아니구요. 평소에도 자주 즐기는 요리에요. 간단하게 먹을 때는 재료는 좀 더 적지만, 축제 같은 행사를 위해 만들 때 찌라시즈시는 사진처럼 색색별로 예쁘게 완성합니다. 봄이기도 하고 여자아이들의 축제이기도 하니까요. 히나마츠리엔 이 외에도 삼색의 히시모찌(ひしもち 삼색떡), 하마구리(はまぐり 대합)를 넣은 국물 음식 같은 다양한 음식들도 먹어요.


권 :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찌라시라는 일본어가 한국에서 홍보용으로 만든 전단을 지칭하는 단어이기도 해요.
나카야마 : 아! 일본에서도 같은 의미로 사용되요. 찌라시라는 뜻이 여기저기 뿌리다라는 의미잖아요. 이 찌라시즈시는 스시의 일종으로 초밥 위에 각종 재료를 흩뿌리듯 올려먹는 음식이에요. 훨씬 이전의 스시는 찌라시즈시처럼 여러 사람들이 함께 먹을 수 있는 형태, 생선과 밥을 섞어서 발효시켜서 먹는 형태였어요. 그래서, 혼자 먹는 니기리스시보다 한국의 비빔밥처럼 함께 먹는 찌라시즈시가 스시의 원형에 가깝지 않나 생각됩니다. 일반적으로 일본의 초밥이라고 알고 있는 형태인 니기리스시(にぎりすし 한입에 먹을 수 있는 형태)는 꽤 최근에 등장하게 된 스시예요. 포장마차에서 팔던 일종의 패스트푸드였죠.
권 : 아무래도 장기간 보관해놓고 먹기 위해 생선을 발효하게 된 거겠죠?
나카야마 : 맞아요. 김치처럼 추운 겨울에 생선과 밥을 함께 버무렸다가 발효시켜 먹거나, 큰 축제가 있으면 만들어 먹거나 했어요.
권 : 니기리스시가 일종의 패스트푸드라고 하니, 한국의 비빔밥도 같은 느낌이 듭니다. 큰 그릇에 밥과 고추장, 참기름 그리고, 냉장고에 있는 반찬 몇가지를 넣어서 비비면 되니까요. 그날의 냉장고 반찬이 무엇이냐에 따라 비빔밥의 종류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죠. 어떻게 보면 비빔밥도 일종의 패스트푸드네요.


나카야마 : 한국에서는 항상 냉장고에 반찬을 만들어 넣어 두나요?
권 : 혼자사는 자취생이어도 냉장고에 김치나 계란, 간단한 밑반찬 정도는 대부분 준비해 두는 편이죠.
나카야마 : 일본의 경우에는 평소에 여러 반찬을 갖추어 두지는 않습니다. 혼자 사는 집에서는 모임이 있거나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 일품요리를 하는 정도랄까요. 퇴근할 때 마트에 있는 샐러드나 튀김, 면요리 그리고, 각종 도시락 같은 것을 사다가 간단하게 해결하고요. 아쉽지만, 한국처럼 비빔밥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없는 여건이네요.
권 : 아, 그렇군요. 준비된 반찬이 없다면 한국의 가정에서처럼 간단히 비빔밥을 만들어 먹기는 어렵겠네요. 그런데, 일본에는 비빔밥처럼 음식을 비벼먹는 문화가 없나요?
나카야마 : 친구들과도 얘기해 보았는데요. 그런 문화는 없는 것 같아요. 카레, 라멘, 돈부리 등등 비벼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 있지만 비벼먹지는 않습니다. 일본인들은 외관의 모양새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예요. 어릴 때부터 어른들에게 그런 점에 주의를 많이 듣고 자랐어요.
권 : 아, 일본에 있을 때의 일이 생각나네요. 촬영현장에서 점심시간에 돈지루(とんじる) 잘게 썬 돼지고기와 채소를 넣은 된장국) 라는 국물음식에 밥을 말았더니 일본사람들이 상당히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이상한 놈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또, 카레전문점이나 규동집에서도 주문한 음식을 당연히 비벼먹었는데 일본사람들이 내색을 안해서 그렇지 그런 모습을 보고 많이 당황스러했겠네요. 최근 한류 영향으로 일본사람들에게도 한국음식에 꽤 친근해져 있을 것 같은데요. 이제는 일본에서도 비빔밥을 자연스럽게 비벼먹지는 않나요?
나카야마 : 글쎄요… 아직은 많은 분들이 나온 상태 그대로 조금씩 드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젊은층은 비벼먹는 문화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런데, 한국의 대부분 가정에 돌솥을 구비해 두고 비빔밥을 먹나요?
권 : 돌솥? 아니요. 돌솥은 아무래도 식당에서만 사용하는 식기라고 할 수 있어요. 돌솥비빔밥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집에 두는 곳은 드물어요.
나카야마 : 그렇군요. 일본에서 보아온 비빔밥은 대부분 돌솥에 담겨 나오는 형태가 많아서요. 비빔밥은 모두 그런 형태인줄 알았어요. 그리고, 가정에서도 비빔밥을 만들어 먹는다고 하니까 왠만한 집에는 모두 하나씩 가지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권 : 돌솥비빔밥은 1960년도에 전주의 한 비빔밥 전문점에서 시작했는데요. 뜨겁고 얼큰한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인 특성 때문에 개발된 음식 같네요.
나카야마 : 그래서 비빔밥은 뜨거운 음식으로 생각했었고요.
권 : 물론 돌솥 비빔밥은 뜨거운 음식입니다만, 일반적인 비빔밥은 글쎄요, 일단 따뜻한 밥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굳이 뜨거운 음식, 찬 음식으로 나누지는 않습니다.
나카야마 : 이번 비빔밥은 다양한 봄나물이 올라와 있는데 봄이 되면 만들어 먹는 비빔밥인가요?
권 : 한국은, 이맘때 나오는 다양한 봄나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특히 각종 나물들을 제각각 양념 해서 밥과 함께 비벼먹는 봄나물 비빔밥이 인기가 있어요. 저는 좀 더 봄나물들의 신선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 따로 양념을 하지 않고 샐러드처럼 만들어 보았습니다. 봄나물 종류는 참 다양해요. 돌나물, 달래, 참나물, 미나리, 쑥, 머위, 냉이, 유채, 등등. 어르신들은 봄이 되면 나물을 캐러 등산을 겸해서 다니시기도 하죠. 일본에서는 봄이 되면 어떤 봄나물을 만날 수 있나요?

<위에서 부터 시계방향으로 돌나물, 참나물, 달래, 미나리, 쑥>
나카야마 : 일본도 봄나물이라면 츠쿠시(つくし), 후키노토우(ふきのとう 머위의 싹), 우루이(うるい), 와라비(わらび 고사리), 타라노메(たらのめ두릅의 싹) 외에도 많은 종류가 있지요. 특히 이 머위의 싹은 일년 중 이 시기에만 볼 수 있고 꽤 좋아해서 이것을 기다리기는 사람도 많답니다. 일본에서도 시골에서는 나이드신 분들이 산채를 채취하러 다니시는데 한국과 비슷하네요.

<위에서 부터 시계방향으로 타라노메, 우루이, 나노하나, 코고미, 우도(땅두릅)>
권 : 두릅은 한국에서도 굉장히 각별하게 여기죠. 신선한 두릅을 살짝 데쳐서 초장과 먹습니다. 두릅회라고도 해요.
나카야마 : 맛있겠네요. 지역에 따라 다양한 비빔밥이 있겠죠?
권 : 비빔밥은 계절이나 지역에 따라 정말 다양한 비빔밥들이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전주비빔밥, 육회비빔밥이 있구요. 바다와 가까운 지방에서는 해산물을 올린 비빔밥이 있습니다. 멍게를 올린 비빔밥은 아주 별미예요.
나카야마 : 찌라시즈시도 비슷한 것 같아요. 야채만 올리거나 생선 같은 해산물만 올린 다양한 종류가 있지요. 점심식사를 스시전문점으로 가게 되면 종업원에게 니기리스시로 할건지 찌라시즈시로 할지 선택해서 주문합니다. 먹고 싶은 재료를 니기리로 할지 찌라시로 할지 선택하는 거예요.


권 : 먹는 형태만 다를 뿐 밥 위에 재료를 올려 함께 먹는다라는 공통점이 있네요.
나카야마 : 네. 양국에서 봄에 먹는 나물들의 종류를 비교해보는 것도 참 즐거웠습니다. 다음 주제로는 꽃이 어떨까요? 화려한 봄을 즐기기에 더없이 잘 어울릴 것 같은데요.
권 : 좋은데요! 벌써 뭔가 떠오르네요. 나카야마상의 요리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나카야마 : 네. 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봄나물 비빔밥
재료 (4인분)
잡곡밥 4인분, 참기름 1큰술
봄나물(미나리, 참나물, 돌나물등 기호에 맞게 선택) : 200~250g
토핑재료(기호에 맞게 선택) : 구운 베이컨 100g, 적채 적당량, 홍고추 적당량
양념장(달래와 유자를 넣은 초간장) : 다진달래 1큰술, 유자청 1큰술, 다진 양파 2큰술, 진간장 2큰술, 식초 2큰술, 참기름 1큰술, 설탕 1/2큰술, 후춧가루 조금
1) 억세지 않고 부드러운 봄나물들로 골라서 깨끗히 씻어 물기를 뺀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잘라 둔다.
2) 베이컨은 바싹 구워 기름기를 제거하고 홍배추는 가늘게, 홍고추는 잘게 다져서 준비한다.
3) 달래를 제외한 모든 양념장 재료를 잘 섞어 둔다. (먹기 직전 달래를 다져서 추가하면 향이 더 좋음)
4) 고슬고슬 지은 밥을 참기름과 잘 섞어서 그릇에 담고 한김 식힌 다음 봄나물, 토핑 순으로 담고 양념장을 끼얹어 섞어 먹는다.
TIP) 다양한 봄나물 중에 은은한 향과 식감을 느낄 수 있는 부드러운 것을 선택해서 샐러드처럼 즐겨봅니다.
또한, 봄나물들의 개성을 충분히 즐길 수 있으려면 고추장보다는 달래와 유자향을 살린 초간장이 더 잘 어울립니다.
밥을 섞을 때 봄나물들이 너무 으깨지지 않도록 젓가락을 사용한는 것이 좋습니다.
날로 먹기 어려운 쑥은 구수한 된장찌게로 이용하면 멋진 봄나물 상차림을 즐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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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라시즈시
재료 (2~3인분)
쌀 2컵
A – 식초 3큰술, 설탕 4큰술, 소금 1작은술
참치 200g
새우 4마리
연어알 3큰술
누에콩 적당량
오이 1/3개
유채나물 1묶음
식초절임 연근 적당량
표고버섯 조림 적당량
새싹 적당량
참깨 3큰술
달걀 1알
1) 밥은 고슬고슬한 정도의 물로 맞춰서 짓고, A의 스시초 재료를 잘 섞어 둔다.
2) 성 된 밥은 스시통에 넓게 펼쳐서 스시초를 골고루 뿌려준다. 부채로 식혀가며 주걱으로 밥을 자르듯이 섞으면서 밥알이 반반질하게 윤이 나면 참깨를 추가하고 살짝 적신 면보로 덮어 둔다.
3) 오이는 1cm 크기로 자르고 새우는 등의 내장을 빼내서 데쳐둔다. 참치는 한입크기로 잘라둔다.
4) 냄비의 물이 끓으면 소금을 추가하고 유채나물을 데쳐서 얼음물에 완전히 식힌 다음 물기를 제거해서 5cm길이로 자른다. 누에콩은 껍질을 벗겨내고 소금을 넣은 물에 삶아준다.
5) 계란을 풀어 지단을 얇게 지지니 다음 식으면 가늘게 채썰어 준다.
6) 그릇에 3의 초밥을 담고 표고버섯, 지단, 참치, 새우, 연어알, 누에콩, 오이, 유채나물, 연근은 색을 잘 배합해가며 올린 다음 산초잎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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